물망초 열린학교 소통프로그램 ‘행가래’ 관련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성껏 취재해주시고, 기사를 써주신 김인선 리포터님 감사드립니다.
기사 원문 : [여기는 서울] 탈북민들에게 ‘행가래’를 – RFA 자유아시아방송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을 꿈꿉니다. 존경받는 부모, 사랑받는 자녀, 웃음이 넘치는 가족을 꿈꾸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 한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이해가 필요하지만 오히려 가족이라는 이유로 쉽게 상처를 주고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가족 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회사나 단체에서 주관하는 교육도 점차 늘고 있는데요. 탈북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탈북민 지원사업과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민간단체 ‘물망초’에서는 탈북민들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교육을 시작했는데요. 지난 3월 8일 토요일, 첫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여기는 서울>에서 그 현장, 담아봅니다.
[현장음] 안녕하세요. 행가래 소통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이 오시는 거리를 좀 봤더니 하남에서 오신 분도 계시고 광명에서 오신 분도 계시고 파주에서 오신 분도 계시고 또 서울 전역에서 오셨더라고요. 옆의 분들이 이 과정을 끝낼 때까지 함께 하실 분들이거든요. 우리 옆 사람 보고 ‘잘 해봅시다.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 한 번 나누고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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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한 사람들 같은 경우는 이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 자기의 비용을 들여서 상담을 요청하고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꽤 많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상담이나 이런 교육을 받는 부분을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우리 가정이 문제가 있다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권면을 했지만 ‘아니 우리 문제 없어요’ 하고 이렇게 덮으시려고 하고 ‘우리는 소통하는데 애로 사항이 없고 정상적인 가정이다’ 라고 표현하신 분들이 꽤 많아서 모집하는데 조금 애로 사항은 있었습니다.
모집된 가정은 총 15가구. 모두 탈북민 가정입니다. 상반기 교육은 부모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하반기에는 자녀와 함께하는 교육이 진행되는데요. 첫 수업부터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분이 눈에 띕니다. 겉모습도 다른 분들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요. 어떤 계기로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됐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승려로 생활하고 있는 도현이라고 합니다. 제가 탈북민으로 출가를 해서 생활하지만 북한이탈주민들이 어떠한 사정에 의해서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된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아이들을 제가 돌보고 있어요. 아무래도 양육이 처음이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죠. 여러 어려움을 물망초에서 도와준 덕분에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는데 물망초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해 주셔서 하겠다고 해서 참가하게 됐어요.
탈북민 최초의 승려인 도현 스님입니다. 도현 스님은 북한에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육군 장교로 재직을 했지만 강제 전역을 당하고 아버지까지 여의게 되면서 탈북을 하게 됐다는데요. 2009년 한국에 입국 했지만 정착 생활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도 잠시 생활했지만 그곳에서도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데요. 미국에서 사기까지 당하면서 마음의 상처는 나날이 커졌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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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긴 전 15명의 탈북민들은 교육장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 자기 이야기를 해야 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된 계기와 현재 자녀와의 관계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아무리 동향 사람이라 해도 낯선 사람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특히 가정사를 거론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요. 다들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왔으니까요.
자녀와의 관계 개선과 행복한 집을 꿈꾸는 탈북민들의 못다한 이야기!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예진